[김지혜의 Interview-e] 양거승 삼육서울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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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무실 책상 앞에는 손수 그린 역대 병원장 스케치가 액자에 담겨 있었다. 벽에는 류제한 박사가 진료실에 걸었던 성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방호복을 입고 치매할머니와 그림 맞추기를 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이수련 간호사의 치료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어떤 정신으로 일하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이었다.
삼육서울병원 양거승 병원장 이야기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병원이 의료사역의 주체이지만, 선교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달라며 “1000명의 임직원 중 절반 가까운 비신자 직원에게 선한 감화를 끼쳐 달라”고 당부했다. 그야말로 ‘함께하는 사역’이다.
그는 “나 때문에 예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내가 ‘작은 교회’ ‘작은 예수’가 되도록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재림교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관으로서 신관동 건축을 계기로 의료선교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와 기대감을 함께 전했다. <재림신문>이 개원 115주년을 맞은 삼육서울병원 양거승 병원장과 만났다.
▲ 1908년 조지 러셀 박사가 20달러에 구입한 초가집에서 시작한 한국의 의료선교가 이렇게 발전했다. 삼육서울병원 개원 115주년을 맞아 되새겨볼 의미가 있다면?
- 하나님이 병원을 통해 분명히 이루시고자 하는 역사가 있기에 115년을 맞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 파트에서 선교 사명을 갖고 임한 직원들의 헌신과 전국 재림성도의 기도 역시 큰 힘이 됐다. 지난 8월, 80년 역사가 넘은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폐업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병원을 증축, 확장하는 일은 가히 놀랄 만한 일이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이겨냈나?
- ‘이러다 문 닫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큰 위기가 많았다. 병원을 지키기 위해 새벽까지 회의하던 날이 셀 수 없이 많다. 병원을 지키려는 온갖 노력 끝에 국민안심병원 1호에 선정됐고, 2021년 8월에는 감염병 전담병원에 지정됐다. ‘방호복 천사’ 이수련 간호사 역시 병원을 빛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수많은 매체에서 취재를 요청했지만, 다 만나지 못할 정도였다. 그 일을 계기로 정부에서도 우리 병원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 삼육서울병원은 엔데믹 상황을 어떻게 준비하며 대응하고 있나?
- 정부가 규제를 거의 풀었기 때문에 개인 부담으로 검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어떠한 전염병이 발생해도 감염내과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엔데믹에 매우 적합한 병원이라 할 수 있다. 의사, 간호사의 협조가 없다면 불가능한 체제인데 모두가 협조해 준 덕분에 국민안심병원 1호로 지정됐다. 시스템적으로 잘 갖춰진 병원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 신관동 건축에 성도들의 관심이 높다. 2025년 말 완공 목표로 추진하는 삼육서울병원 신관동 건축의 필요성과 진행 상황, 앞으로의 계획은?
- 현재 건물을 지을 당시 직원은 500명도 안 됐는데 지금은 1000명에 달한다. 따라서 현재의 규모로는 승부를 걸 수가 없다. 환자들은 더 좋은 시설, 쾌적한 환경을 보고 병원을 선택한다. 이제 신관동 건축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500~600평에 그칠 수 있었으나 1300평까지 지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와 구청의 도움이 컸다.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더 가까워지고 직접적인 선교 사역을 하는 병원이 되고 싶다. 기존 병원은 120주년 기념관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 얼마 전 동대문구·KT·휴마니타스와 ‘AI 의료 R&D 혁신밸리’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한 기대효과는?
- 병원은 주체가 아닌 협조 기관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풀리는지 지켜봐야 한다. 환자 진료비만으로는 병원 운영상 적자를 면할 길이 없는데 자금 문제에 도움을 받을 거라 기대한다. 아직 초기 단계라 자세히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단추가 하나씩 끼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하나님의 방법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는다.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 뭔가 더 가시화되면 그에 맞춰 행동하려 한다. 지나고 보면 인간의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대로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구)휘경2치안센터 부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했다. 이곳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기대 효과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우리 부지를 되찾으면 지역주민을 위한 길로 내놓겠다는 조건으로 재판을 시작했다. 약속대로 병원 시설로 사용하기보다 병원과 교단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상징탑을 세울 계획이다. 구청과 협의해 병원 진입로를 넓힐 예정인데, 병원 이용객들의 편의성과 만족도가 높아질 거라 예상한다.
▲ 신관동 건축 소식이 알려지면서 건축기금 전달이 이어지고 있는데?
- 건축을 위해 ‘100억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교단과 아무 연고도 없는 어느 분이 그저 고맙다는 이유로 2억 원을 기탁했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선교사명’을 일깨우라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우리 병원은 수익이 생기면 선교하는 병원이 아니다. 선교를 위해 세워진 기관이다. 성도들도 이제는 ‘우리 병원’이라는 인식보다 ‘내 병원’이라는 의식을 갖고 이용해주시면 좋겠다.
우리에게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홍보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입소문’이다. 긍정적으로 주변에 홍보해주시고 알려주시면 용기와 격려가 되겠다.
▲ 개원 115년을 지나는 삼육서울병원의 앞으로의 운영 비전은?
- 당분간은 신관동 건축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이 일을 통해서도 ‘가장 일하고 싶은 병원, 가장 치료받고 싶은 병원’이라는 비전은 실행돼야 한다. 직원과 환자 모두 행복한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더욱 빛을 발하는 병원으로 성장하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 끝으로 전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와 강조의 말씀이 있다면?
- 직원 수가 1000명에 달하지만, 그중 절반은 비신자다. 병원을 찾는 환자만 선교 대상이 아니라 500명에 달하는 비신자 직원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전도 대상이다. 외래를 이용하든 입원을 하든 출석 교회, 직분이 다 써 있기 때문에 나로 인해 어떤 직원이 예수님을 만날 수도 있고, 영영 마음을 닫을 수도 있다. 실제로 교인이 아닌 직원이 교인 환자 응대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환자로서가 아니라, 선교의식을 가진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큰 힘이 되겠다. 이 또한 ‘함께하는 사역’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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