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든’ 교황 행보에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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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2.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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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탈리아 국회 연설 ... “갈등 치유하는 거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이탈리아 국회에서 교황으로서는 첫 연설과 함께 국회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날 가진 이탈리아 국회 연설에서 “바티칸과 이탈리아의 유대는 지금 매우 깊다”고 말하고 “이탈리아는 기독교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나라”라고 평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기독교 국가들에 대해 이라크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연설을 통해 "폭력이 새롭고 두려운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전세계 종교는 평화를 위한 잠재력을 보여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기독교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들은 진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갈등의 논리에 구속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며 새로운 양상의 국제테러리즘에 유감을 표명하고, 기독교 국가들에 대해 이라크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또 이탈리아 당국에는 수감자들에 대한 형기를 감형시켜 줌으로써 ‘자비의 제스처’를 보여 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출산율 감소를 막기 위해 좀더 많은 아이들을 낳아주기를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젊은층의 실업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탈리아인이 아닌 외국인 출신으로 455년 만에 교황에 오른 인물로, 지난달 명예 로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교황의 이같은 행보에 세계가 주목하고 나섰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교황의 이날 연설에 대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세계 구석구석을 돌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바티칸에서 로마로 ‘가까운’ 여행을 하는 데 (재임기간인) 24년이 걸렸다”며 환영했다. 이 신문은 또 교황의 이탈리아 국회 방문이 “교황청과 세속국가 이탈리아의 해묵은 갈등을 치유하는 거보(biggest step)”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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