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와 함께 쓰는 新 몽골리안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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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2.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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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의 땅에 복음을!!” (3회)
투명하고 눈부신 태양이 회색빛 구름을 뚫고 이글거리며 타올랐다. 드디어 캠핑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 아침이 대지를 깨운 것이다.
이미 각 지역별로 조가 편성된 몽골청년들은 숙소 앞에 모여 손에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시작했다. 기도가 끝나면 이들은 각자 나무 밑이나 방으로 흩어져 성경말씀을 읽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자외선이 강해 그늘이 아닌 곳은 햇볕에 피부가 그을리기 십상이었다. 몽골청년들은 말씀을 읽는 중에 때때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호산나 대원들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대원들에게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몽골의 각 지역에서 거의 모든 재림가족들이 참가하는 이 연합야영회는 몽골연합회가 조직된 후로 갖는 두 번째 행사. 지난해가 처음이었으니, 아직 그리 길지 않은 선교역사의 몽골에서는 역사적인 행사임에 틀림없었다. 그래서인지 참가자들의 표정에서는 기쁨과 흥분이 절로 묻어나왔다.
몽골은 대한민국 15배 크기의 국토면적을 갖고 있지만, 인구는 250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민간에 팽배한 샤머니즘과 국교인 라마불교의 기득권으로 기독교나 여타의 종교가 발을 붙이기에는 많은 장애를 안고 있다. 특히 10년 남짓의 짧은 선교역사를 갖고 있는 재림교회 성도들은 몽골 전체에 35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대형교회 한 교회보다도 적은 숫자.
그러나 이토록 열악한 수준의 선교여건임에도 그들의 열정은 한국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어 보였다. 더욱이 전체 350명의 교인들 가운데 250명이 참가한 야영회는 이들의 교회사랑과 선교에 대한 열정이 얼마만한지를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야영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야영회에 참가하기 위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동안 저금하며 손꼽아 기다려 온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일순 의사월급이 한달에 우리 돈으로 10만원 안팎이라니 1만원의 참가비가 이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열적 찬양과 은혜로운 말씀으로 감동을 전한 개회예배는 자리를 함께한 몽골의 청년들은 물론 호산나 대원들에게도 색다른 기쁨을 전했다. 하지만 콘서트 연습을 준비하던 호산나 대원들과 지휘자 춘수 씨에게 곧 뜻하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현지 찬양팀과의 음악적 교류를 나누는 시간으로 알았던 일행에게 하루 4시간씩 음악강연과 노래 지도, 실습을 맡아달라는 이야기였다. 사전에 그 어떤 협의도, 전혀 예고에도 없던 소식이었다. 순간, 눈앞이 막막해졌다. 당장 세미나를 시작해야 한다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일정이 조정되어 호산나에게는 하루 두 시간의 강연으로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전에 어느 누구와의 협의도 없었던데다, 거의 일방적 통보에 가까웠기에 대원들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순간, 누군가 캠핑장으로 오던 기차에서 배웠던 노래를 가르쳐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울란바타르에서 다항으로 향하던 여섯 시간동안 호산나는 몽골청년들에게 4부 화음을 가르쳐주고, 이에 맞는 편곡작업을 도와주었다. 이미 엘토, 테너 등 파트별로 나뉘어 연습도 해 놓은 터였다. 몽골청년들도 아주 좋아했다. 호산나도 효과가 아주 좋았다고 판단됐다.
곧 연습이 시작됐다. 연습은 각 파트별로 나뉘어 진행됐다.
멀리 한국에서 자신들을 찾은 호산나와 함께 찬양하기를 원하는 몽골리안 재림교우들이 제각각 희망 파트별로 모여 앉았다. 하지만 이제껏 ‘파트’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한 그들로서는 이러한 지도가 신기하고 낯설기만 했다. 대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곡된 곡들을 각 파트별로 연습 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참가자들의 대부분이 악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음(音)을 반복하면서 외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전까지 단 한번도 들어본 적도, 불러본 적도 없는 음이었지만 몽골 교우들은 모두들 열심이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한번 가르쳐 준 음은 놀라우리만큼 완벽하게 따라하고, 외웠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여 앉았지만 이들의 표정에는 열의와 진지함이 그대로 흘러들어 있었다.
곡은 ‘좋으신 하나님’ ‘나누리’ 등 비교적 쉬운 노래를 선곡했다. 음악을 가르치는 이들이나, 배우는 이들이나 모두가 찬양으로 한데 어우러졌다. 야외공연장은 어느새 사색화음으로 물들어져 있었고 그렇게 이틀의 시간이 흘렀다.
9일(금) 오후. 그간의 연습을 밑바탕으로 교회별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 시간이다. 각 교회별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사뭇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들은 그간 배운 노래를 정확하고 또렷하게 부르기 위해 애썼다. 특히 ‘나누리’는 우리말로 불렀기에 정확한 발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념선물로는 ‘호산나’의 CD가 전해졌다. 선물을 받아든 몽골청년들은 호산나 대원들조차 놀랄 정도로 기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대원들의 눈가에는 어느덧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배어나왔다.
비록 서툰 화음과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진지하게 화음을 풀어내는 이들의 표정에서 오히려 호산나 대원들이 진한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어느새 인종과 문화, 언어와 국경을 넘어선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찬양과 같은 기별 안에서 한 형제가 되어 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마다 어깨동무를 하며 함께 찬양하고 있었다.
그들의 해맑은 표정 뒤로 해는 서산을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드디어 예정됐던 다항 캠핑장에서의 콘서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다음호 계속>
*사진제공=가디너스 김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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