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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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저보고 자꾸 변덕이 죽 끓듯 한다고 타박하세요. 그런데,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거 같기도 하고. 저도 이런 내가 이해가 안 되고, 싫어요”
“왠지 모르게 그 누나에게 자꾸 끌려요.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요. 뭐라고 콕 집어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그냥 누나가 좋아요.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춘기 시절 아이들은 감정 때문에 혼란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청소년들과 만나 상담하다 보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단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때로는 “내 마음에 충실했다”며 그게 멋있어 보인다고 우쭐대기도 합니다.
국어사전은 감정에 대해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해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이라고 정의합니다. 한마디로 마음이 직감한 산물입니다. 감정은 단순히 이성과 구분되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이성을 도와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감정이 배제된 이성은 무력합니다.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밀물처럼 밀려드는 감정을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해 더 큰 화를 자초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당한 지혜를 주기도 합니다. 어떤 나쁜 일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할 때는 마음속에서 찜찜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감정 변화가 심한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적 감정연구가인 가트맨 박사에 따르면 사춘기 아이들은 변덕스럽고 감정 변화가 요동치는 게 정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자녀의 격한 감정을 다 받아주라고 충고합니다. 왜냐면 모든 선택은 감정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이가 엉뚱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그들이 경험하는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감정에 휘둘려 망설이는 아이들이 스스로 잘 판단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마음, 기분)은 충분히 읽어주고 공감하되, 언행에는 각별한 주의와 책임을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불편한 감정, 불안, 초조, 애처로움, 억울함, 절망, 좌절, 화, 분노 등 견디기 힘든 감정을 그럭저럭 잘 다뤄낼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언제나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잘 다룰 줄 알면 대체로 행복하다고 느끼며 삽니다. 그러나 감정을 잘 다루려면 먼저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도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부정적 감정은 들키지 않아야 하기에 습관적으로 억눌러 놓습니다. 오죽하면 산타할아버지도 우는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가르쳤을까요. 그 결과,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서 모두가 미숙합니다. 언어와 세대가 달라도,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는 관계의 언어는 바로 감정입니다. 감정은 기술입니다. 그래서 감정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면 더 잘 다룰 수 있습니다.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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