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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밟기’를 배우며
에르네스토 더글러스 벤
1992년 여름, 아내는 워싱턴주 웨나치에 있는 재림교회 학교의 유치원장이었다. 나는 월러월러 대학교의 신학과를 졸업하고 웨나치 재림교회 청년 목사로 부름 받았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학교 버스 운전하는 법을 배워서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르고 상용차량 운전면허를 따야 했다. 곧 요나처럼 노란 ‘큰 고래’(스쿨버스)의 배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내가 운전한 스쿨버스는 길리그 운송 제조업체에서 만든 1965년식 C-180 시리즈로 52인승이었다. 에어 브레이크와 풀러 RT610 10단 수동 변속기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2단 클러치를 사용했는데 왜 2단 클러치였을까? 수동 변속기 차량으로 기어를 바꾸려면 왼발로 클러치를 밟는다. 그런데 2단 클러치가 장착되어 있으면 변속할 때 클러치를 두 번 밟아야 한다. 기어를 풀기 위해서 한 번 그리고 다음 기어에 맞물리도록 또 한 번 밟는 것이다. 버스를 운전하며 마을 주변을 돌고 신호등 앞에 섰다가 가는 법을 배우는 일은 처음으로 에어로빅을 하듯 내게는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그해 여름 클러치를 두 번 밟는 일이 반사적으로 될 때까지 연습했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운전면허 시험을 통과했다.
보살피고 섞이는 일
그리스도는 제자들을 부르셔서 장애인과 소외된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가능성을 엿보면서 ‘두 번 밟는 법’을 배우라고 제자들을 부르셨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어떤 사역을 펼치실지 기대가 컸다. 이러한 제자들의 기대는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과 하나님의 사역을 함께하고자 하신 그리스도의 부르심과는 어긋났다. 제자들은 그들의 믿음을 성장시키기 위해 ‘두 번 밟기’를 배워야 했다. 첫 번째 밟기는 하나님의 왕국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서 이탈해 천국의 진정한 우선순위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사명뿐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개인을 어떻게 참여시키는지 확실히 아셨던 반면 요한복음 9장 1~3절에서 보듯 제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예수님께서 지나가실 때에 태어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시매 그분의 제자들이 그분께 여쭈어 이르되, 선생님이여, 누가 죄를 지었기에 그가 눈먼 자로 태어났나이까? 이 사람이니이까, 그의 부모이니이까? 하니 예수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의 부모나 죄를 짓지 아니했으며 다만 이것은 그에게서 하나님의 일들을 나타내고자 함이니라”(요 9:1~3, 킹흠정).
예수께서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사람을 향한 다른 시각을 보여 주셨다. 당사자의 장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지 그 잠재력을 보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장애와 관련된 제자들의 잘못된 신학을 마주하면서 그들이 가능성을 보도록 도우셨다. 제자들이 믿음의 반사 신경을 계발하고 자신들의 오점을 털어 버리게 하신 것이다.
시험
마태복음 25장 31~46절에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사역하도록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엘렌 화잇은 보살핌과 사랑을 중히 여기는 이 시험에 대해 더 자세히 진술한다.
“과부, 고아, 맹인, 청각 장애인, 다리 저는 자 그리고 여러 가지로 고통당하는 이들이 그분의 교회와 밀접한 그리스도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나는 보았다. 그것은 그분의 백성임을 입증하고 그들의 진정한 성품을 계발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나님의 천사들은 우리의 동정과 사랑과 사심 없는 자선이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성품에 대한 하나님의 시험이다. 만일 우리가 성경적인 진정한 경건을 지니고 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형제들을 위해 그리스도께 사랑과 친절과 관심의 빚을 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또 우리는 우리의 형제요 우리보다 불행한 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이기심 없는 사랑을 지님으로써 우리가 은혜받을 자격 없는 죄인이었을 때 그분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무한한 사랑을 아낌없이 감사하게 될 것이다.”1
“하나님은 ○○교회에 대해서, 그 신자들의 그릇된 노선에 대해서 책임을 물으실 것이다. 불행한 자, 과부, 고아, 맹인, 다리 저는 자, 신체적·정신적으로 병든 자들에 대해서 교인 중 누구라도 이기적이고 무정한 정신을 버젓이 드러낸다면 그들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자기들 사이의 잘못을 제거할 때까지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서 얼굴을 숨기실 것이다. 만일 그리스도의 이름을 고백하는 이들 중 누구든지 고난당하는 자에 대한 자신의 의무에 무관심하여 구주를 잘못 드러낸다면 혹은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불행한 자에게 해를 끼치며 이득을 취하면서 돈을 도적질한다면 주님께서는 존재하는 악행을 고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때까지 그 교인들의 죄에 대해서 교회에 책임을 지우신다. 고아, 아버지가 없는 자, 다리 저는 자, 맹인, 병자가 소홀히 취급받는 한 주님께서는 자기의 백성의 기도를 듣지 않으실 것이다.”2
클러치를 두 번 밟듯이 먼저 두려움과 오점의 장치에서 이탈해 사랑과 포용의 장치로 연결해야 한다. 소외당하는 이들 안에 있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영화롭게 하는 가능성을 인식할 때 우리는 자신이 섬긴다고 주장하는 하나님과 같아질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날 모든 사람을 돌보고 그들도 함께 참여시키라고 우리를 부르신다. 재림교회 특별사역(Possibility Ministries) 계획은 세 천사의 메시지를 다음과 같은 7부류의 그룹과 공유하고자 한다.
1. 청각 장애인 공동체 및 청각 손실을 겪는 사람
2. 시각 장애가 있거나 제한된 시력을 지닌 사람
3. 고아, 취약 아동(부랑아, 위탁 아동, 이민·난민 아동, 부모가 수감 중인 자녀)
4. 거동이 힘든 사람
5. 정신 건강·복지 문제를 지닌 사람. 여기에는 정신 질환과 자폐, 다운증후군 등 학습 장애를 모두 포함한다.
6. 배우자를 잃은 사람(홀아비, 과부, 이혼, 유기를 경험한 사람 등)
7. 위의 그룹을 돌보는 사람
재림교회 특별사역으로 지역 교회는 위의 7가지 서로 다른 그룹과 함께 사역하며 선교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재능이 있고 필요하며 소중하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돌아보며 적용할 질문이 몇 가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사회는 청각 장애인 공동체, 장애인, 배우자 사별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무시하고 소외시키고 낙인찍었다. 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특별사역의 ‘3A’ 전략인 인식(awareness), 수용(acceptance), 행동(action)을 통해 마지막 때에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3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의 영의 호소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이 신체 장애, 정신 장애, 한계를 보는 곳에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믿음의 반사 신경을 어떻게 계발할 것인가? 심판 날에 우리는 이 ‘최종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세 천사의 기별은 어떤 점에서 우리가 실제적인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일하도록 격려하는가?
여러분의 지역 교회 교우들은 잠재력 있는 개인을 어떻게 의미 있게 참여시키고 있는가? 여러분의 지역 교회는 창의성, 신앙적인 안목, 활력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은사로 어떻게 풍성해졌는가?
여러분과 나는 어떻게 믿음의 반사 신경을 계발하고 두 번 밟기를 배울 것인가? 나는 기꺼이 나의 역할을 하고 싶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그리스도의 마지막 때 부르심을 확장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 곧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방언과 백성”(계 14:6)에게 영원한 복음을 선포할 때 잠재력을 지닌 그들도 불러 함께하자.
1 엘렌 G. 화잇, 『교회증언 3권』, 511
2 앞의 책, 517
3 ‘3A’ 전략에 관해 다음 사이트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https://www.possibilityministries.org/wp-content/uploads/3a-document.pdf
에르네스토 더글러스 벤 재림교회 특별사역 담당으로 대총회장을 보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