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에서 ‘소속감’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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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에서 ‘소속감’을 경험하다
재림교회 특별사역부의 활동
테리 트레카틴
2005년 졸업 직후 나와 아내 그리고 친구까지 우리 셋은 거주지인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열리는 자전거 대회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테네시에서 앨라배마, 조지아 그리고 다시 테네시로 돌아오는 160여 km 구간을 자전거로 달리는 경기로 3개의 산을 넘어야 해서 사람들이 ‘3주 3산 챌린지(Three State Three Mountain Challenge)’라고 불렀다. 산을 내려와 모퉁이를 돌 때였다. ‘꽝!’ 산을 오르던 차에 부딪혔다고 들었지만 나는 그날 사고에 대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뒤따라오던 참가자 3명이 모두 의료인이었고 그들은 나를 살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그 사고 이후 평생 하반신 마비로 살아야 했다. 이후 나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휠체어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것은 도전이자 기회이기도 했다.
잠비아에서 확인한 가능성
나는 대총회 특별사역부(Adventist Possibility Ministries, 이하 APM)에서 신체·이동·건강·복지 전문위원회의 일원으로 일하는 멋진 특권을 얻었다. APM은 소외된 이들을 섬기기 위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주도하는 전문 사역이다. 특별사역부는 배우자를 잃은 사람, 시각 장애가 있거나 시력이 낮은 사람, 봉사자, 청각 장애가 있거나 청력을 잃어 가는 사람, 고아와 취약 아동, 지체 장애가 있는 사람,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 7개 분야로 나누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사역을 하며 성장하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APM은 연약함 가운데 온전함을 증진하는 일을 도모하고 있다.
유년 시절 아프리카에서 몇 달을 보낸 적이 있어서 여러 해 동안 유년 시절 경험의 일부를 아내와 나누고 싶어 아프리카에 방문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아내가 케냐의 재림교회 대학에서 개최하는 회의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아내가 초대받은 후 곧 우리는 대총회 특별사역부장과 연락할 기회를 얻었고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특별사역부 홍보대사가 되었다. 아내에게 내가 살았던 장소를 보여 주기 위해 아프리카 전역을 여행할 큰 계획을 세우느라 바쁠 때 지혜가 무한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여행 방향을 바꿔 잠비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셨다.
잠비아로 우리를 초대한 베라와 코스터는 호의를 베풀어 루사카에 있는 남잠비아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우리가 특별사역부 홍보대사 활동 일정을 잡기도 전에 연합회 사무실에서 우연히 연합회 특별사역부장을 만났다(하나님의 계획에 우연이란 없다.). 그날 특별사역부장은 내가 사이드 서포트를 사용하여 차를 타고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잠비아 장애인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의 국장에게 보여 주려고 신이 나서 우리를 데려갔다. 두 사람은 함께 장애인을 돕고 있었다.
그날 방문 일정이 짧은 것을 고려해 연합회 부장은 잠비아를 떠나기 전 남잠비아연합회 내에 있는 특별사역부 지도자와 회원 수백 명을 위해 교육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 남잠비아연합회 재림 성도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감동 그 자체였다.
교육 당일 우리는 지역의 자원과 온라인 APM 자료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교회가 기꺼이 모인 사람들을 돕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기억이 난다. 나는 회원들과 지도자들이 나와 휠체어를 탄 다른 참석자들, 청각 장애가 있거나 난청이 있는 사람들,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구조를 개조하며 그들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함께 모인 그 공간의 다양성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모두가 즐겨 돕고자 하였다. 스스로 휠체어로 다닐 수 있었던 나에게도 즐거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내 마음을 울린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은 어린이 합창단이 APM과 재림교회 청각 장애 사역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일어섰을 때였다. 곡이 연주되고 합창단 지휘자의 인도를 따라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천사들이 거기서 어린이들과 함께 찬양하는 것만 같았다. 여러분이 그곳에 있었다면 우리처럼 분명 소름이 돋고 목이 메며 눈에 눈물이 고였을 것이다.
두 교회의 비유
옛날 두 교회가 있었다. 교인들은 휠체어를 타는 사람을 만나 알게 되었다. 한 교회는 건물이 크고 아름다웠지만 엘리베이터가 불안정했고 그마저 언제 고장이 날지 몰랐다. 예배당에는 나무로 된 좌석이 있었지만 휠체어 이용자가 가족이나 친구와 나란히 편안하게 앉기는 어려웠다. 다른 교회는 작았고 예배를 위해 건물을 빌려 쓰고 있었다. 마침내 작은 교회의 성도들은 대지를 구입해 교회당을 짓기 시작했다.
큰 교회에서는 엘리베이터와 좌석이 휠체어 이용자에게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고 환경 개선을 시작했지만 휠체어 사용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지도 않았다. 그들은 새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좌석을 잘라 내어 휠체어 이용객이 앉을 자리를 만들었다.
작은 교회는 휠체어 사용자의 의견을 참고하여 엘리베이터가 필요 없는 단층으로 건물을 지었다. 본당에는 긴 좌석 대신에 편안하고 이동이 가능한 좌석을 선택했다. 그래서 휠체어 이용자는 어디든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었다. 작은 교회는 강단으로 올라가는 경사로도 만들어 휠체어 사용자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강단에 접근하기 쉽게 했다.
이 비유에서 배울 교훈은 많다. 예를 들어 단순히 교회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으로 접근성을 보장하거나 소속감을 키워 주지 않는다. 재림교회의 특별사역은 단순한 건물 개조 이상으로 사역의 영역을 넓힌다. 내가 잠비아에서 경험한 것과 마찬가지로 특별사역부는 누구나 재능이 있고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임을 모두가 인식하도록 도와 소속감을 형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을 넘어 교회에서 소속감을 형성하는 방법을 알고 싶거나 장애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회가 되고 싶다면 APM 웹사이트에서 교인 및 지도자가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설문을 활용해 보라.*
우리 모두는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 24:14)라는 성경 구절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로마서 10장 14~15절을 염두에 두고 그 구절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복음이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해질 때 예수님께서 다시 오신다고 하셨으니 아직 가야 할 세상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마땅히 복음을 전해 들어야 할 사람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종종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외딴 정글 지역에 사는 이들이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우리 옆집에 재림교인 청각 장애인이 있는데 지역의 다른 개신교회에 수어 통역사가 있어서 우리 교회 대신 거기 다니는 사람을 간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계단이 많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교회에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신자도 있지 않을까? 자신의 언어인 수화나 점자로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 www.possiblityministries.org
테리 트레카틴(사회복지학 석사, 이학 석사) 대총회 특별선교부 신체·이동·건강·복지 전문위원회 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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