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한 시작, 퍼져 나간 빛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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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재림교회 개척자들은 예수의 하늘 성소 사역과 제칠일 안식일 같은 성경 진리를 발견하면서 함께 모여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할 때가 많았다. 모두 자신이 발견한 진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안식일과 관련된 잇따른 특별 성경 대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해결책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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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년 다섯 번째 성경 대회 이후 바로 매사추세츠 도체스터(보스턴 근처)에 있는 오티스 니콜스의 가정에서 또 다른 모임이 소집되었다. 주께서 밝히 보여 주신 진리의 빛을 알려야 하는 책임을 느끼며 형제들이 모여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형제들이 성경을 연구하던 중 엘렌 화잇은 계시에 이끌렸다. 계시에서 화잇은 진리의 빛을 출판해야 할 신자들의 의무에 관한 이상을 보았다. 화잇은 『엘렌 G. 화잇 자서전』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상술한다.
‘이상에서 깨어난 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전할 기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작은 간행물을 인쇄하여 백성에게 보내야 합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읽고 인쇄할 수 있는 재정을 당신에게 보내 줄 것이므로 그 일은 처음부터 성공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미미한 시작이 온 세상을 뒤덮을 빛의 흐름으로 발전할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125쪽).
행동하라는 부르심이었다. 제임스 화잇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세상 재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신성한 지시였고 그는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한 부담감을 느꼈다. 그래서 제임스 화잇은 75센트짜리 성경과 앞뒤 표지가 모두 찢겨 나간 성구 사전을 갖고 안식일 진리와 기타 유사한 주제에 관한 기사를 작은 종이에 인쇄하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제임스 화잇은 코네티컷 미들타운에 있는 믿을 만한 인쇄업자에게 일을 맡겼다. 조판과 교열을 마친 뒤 소책자 1천 부를 인쇄했다. 제임스 화잇은 책자를 미들타운 인쇄소에서 화잇 부부가 임시로 기거하던 벨든의 집까지 실어 날랐다.
작은 책자는 가로 15.2cm, 세로 22.9cm 크기로 8페이지였다. 표제는 『현대 진리(The Present Truth)』였다. 발행일은 1849년 7월이었다. 귀중한 인쇄물이 바닥 위에 쌓여 있었다. 형제자매들이 인쇄물 주위에 모였고 인쇄물이 닿는 곳마다 하나님의 복이 함께하기를 눈물로 간구했다. 인쇄물을 접어 포장하고 주소를 적은 뒤 제임스 화잇은 13km를 걸어 미들타운의 우체국에 가서 인쇄물을 부쳤다. 이렇게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출판 사업이 시작됐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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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잇 부부는 여러 지역을 광범위하게 다니면서도 『현대 진리』를 계속 간행했다. 뉴욕 오번에 있는 해리스 가족의 집에 머무는 동안 분량이 더 많은 두 번째 출판물을 간행했다. 『애드벤트 리뷰(Advent Review)』라고 하는 월간지였다. 이 잡지는 이후 발행한 『애드벤트 앤드 사바스 헤럴드(The Advent Review and Sabbath Herald)』가 아니라『현대 진리』가 발행되는 중간에 신자들에게 보낸 또 다른 소책자였다. 제임스 화잇은 48페이지로 이루어진 『애드벤트 리뷰』 첫 페이지 서문에서 책자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이 잡지에서 우리의 의도는 사랑하는 구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세상과 이름뿐인 교회에서 불러내어 구별하시는 하나님의 과거의 놀라운 행적에서 예언의 성취를 보여 줌으로써 참된 신자를 격려하고 새롭게 하기 위함이다.”2
1850년 11월 메인주 패리스에서 모임이 있었고, 토론 안건 중 하나가 바로 성장하는 출판 사업에 관한 것이었다. 그동안 발행되던 책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이름을 『세컨드 애드벤트 리뷰 앤드 사바스 헤럴드(The Second Advent Review and Sabbath Herald)』로 정했다.3
사탄의 공격
엘렌 화잇은 해리스의 가정에 머무는 동안 갓 시작된 출판 사역을 방해하려는 사탄의 잇따른 공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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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오번에서 인쇄되는 책자의 교정지를 확인하러 포트바이런에 가기로 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널리 전파하려는 출판 사업을 사탄이 방해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느꼈다. 믿음으로 계속해야 한다고 우리는 결심했다. 남편은 교정지를 보러 포트바이런에 가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를 도와 마구를 채워 동행했다. 가는 길에 주님께서 그에게 기력을 더해 주셨다. 인쇄가 다음 날 끝날 테니 인쇄물을 가지러 오번으로 오라고 쓰인 쪽지를 그는 교정지와 함께 받았다.
그날 밤, 우리는 2층에서 자고 있던 어린 에드슨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어린아이는 본포이 자매(화잇 내외의 친구이자 동료)에게 바싹 달라붙은 채 양손으로 허공을 때리면서 겁에 질린 소리로 ‘아니야. 안 돼’라고 소리치더니 우리에게 달라붙었다. 이것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려는 사탄의 활동이라고 여겨 우리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남편이 주님의 이름으로 악령을 꾸짖자 에드슨은 본포이 자매의 품에서 조용히 잠들어 밤새도록 곤히 잤다. 그다음에 남편의 병이 다시 도졌다. 그는 몹시 괴로워했다. 나는 그의 침대 옆에 꿇어 앉아 우리의 믿음을 굳건하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위해 역사하셨고 또 병을 꾸짖으셨음을 나는 알고 있었기에 그분이 이미 하신 일을 또 해 달라고 간구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오직 그분께서 자신의 사업을 계속하시기만을 기도했다. 우리는 이런 말만 반복했다.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역사하셨음을 우리는 의심 없이 믿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시작하신 사업을 계속하소서.‘ 이렇게 두 시간 동안 하나님께 탄원했고 기도하는 사이에 남편은 잠이 들어 아침까지 잘 잤다. 잠에서 깨었을 때 그는 몹시 허약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며 믿음으로 전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날 간행물 창간호를 인수하러 오번에 갈 예정이었다. 사탄이 우리를 방해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 남편은 주님을 신뢰하고 가기로 작정했다. 해리스 씨가 마차를 준비해 두었고, 본포이 자매가 우리와 동행했다. 남편은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 올라탔지만 달려갈수록 점점 원기를 회복해 갔다.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고정시키고 계속 믿음을 행사하면서 평화롭고 즐겁게 갔다. 완성된 간행물을 인수하여 마차에 싣고 오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확실히 실감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했다. 우리는 사탄의 공격을 받았지만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셨고 우리는 마침내 승리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귀한 진리가 담긴 큰 인쇄물 뭉치를 가지고 왔다.
책자를 계속 발행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난하게 살아도 좋았다. 동조자들은 얼마 안 되고 물질적으로 가난했다. 우리는 여전히 가난과 낙담과 씨름을 벌여야 했다. 신경 쓸 것이 많았고 밤늦게까지 잠들 수 없었고 새벽 2~3시까지 교정지를 읽어야 할 때도 있었다.
과로, 걱정, 고민, 적절하고 질 좋은 음식의 부족, 긴 여행 동안의 추위를 남편은 감당하기 어려웠고 무거운 짐에 눌려 침몰하고 말았다. 그는 인쇄소까지 걸어갈 수도 없을 정도로 허약해졌다. 우리의 믿음은 극도로 시련을 받았다. 우리는 즐겨 빈곤과 격무와 고통을 감수했지만 우리의 본뜻은 오해와 불신과 시기를 받곤 했다. 그들의 유익을 위해 수고했지만 그들 중 우리의 노고를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힘든 일이 너무 많아 제대로 잠자거나 쉴 수가 없었다. 수면을 취하고 심신을 새롭게 해야 할 시간에 우리는 시기심으로 보내 온 긴 편지들에 답변해야만 했다. 남들이 곤히 잘 때 우리는 고민의 눈물을 흘리며 주님 앞에 심령을 토로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애써 봤자 소용없소. 이 모든 일로 으스러져서 곧 무덤으로 끌려갈 판이오. 나는 더 이상 밀고 나갈 수 없소. 간행물을 더 이상 출판하지 않겠다는 공지를 썼소.’ 그가 그 원고를 인쇄소에 전달하러 문을 나설 때 나는 기절하고 말았다. 그는 돌아와서 나를 위해 기도했다. 그의 기도의 응답으로 나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튿날 아침 가정 예배를 드릴 때 나는 이상을 보았고 이 문제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 남편이 결코 간행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을 나는 보았다. 왜냐하면 사탄이 그의 대리자들을 총동원해 남편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이끌려고 애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출판 사업을 계속해야 하며 주님께서 우리를 붙들어 주실 것을 나는 보았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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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서는 참으로 출판 사역을 붙들어 주셨다. 어려운 시작이었지만 『애드벤티스트 리뷰(Adventist Review)』는 1849년부터 계속 출판되어 여러 번 이름이 바뀌고 새롭게 단장되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출판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빛줄기가 지구 곳곳을 비추다
북아메리카에서 시작된 작은 책자가 어떻게 화잇이 계시에서 본 대로 “온 세상을 뒤덮을 빛의 흐름”처럼 지구 곳곳을 비추게 되었을까?
2004년 얀 폴슨 대총회장은 당시 『애드벤티스트 리뷰』 편집장이던 윌리엄 존슨에게 흥미롭지만 벅찬 제안을 했다. “‘우리에게는 전 세계 재림교인들이 연합하도록 도울 공통 매개물이 될 잡지가 필요합니다.’ 폴슨 대총회장이 제시한 구체적인 과제는 전 세계 약 100만 교인 가정에 교회 소식을 무료로 보내되 영어를 사용하는 지역에 먼저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이후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출판물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5
이 제안은 갑자기 떠오른 게 아니다. 1995년 대총회에서 부회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폴슨은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연합할 방법을 깊이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잡지는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육성하고, 알리고, 활성화시키고, 확인하는 매개물이 되어야 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교우들에게 우리가 한 가족임을 알리는 것’이 폴슨 목사의 뜻이었다.”
존슨 편집장은 그 제안을 『애드벤티스트 리뷰』 직원들에게 전했다. 그 당시 이 잡지는 주간지였다. 자연스럽게 몇몇은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별도의 잡지를 출판할 수 있을까? 부편집장이던 로이 애덤스는 말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계적인 사업이라면 주요 지도자들이 전 세계 재림교회 공동체와 지속적으로 직접 소통해야 한다고 저는 늘 느껴 왔습니다. 그 확신으로 나머지 직원들과 함께 어려운 임무에 전심전력하여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적인 잡지로서 “북미뿐 아니라 다른 세계 지역에서도 발행할 가능성을 탐색해야 했다.”6 자금과 출판에 대한 응답이 한국 교회를 통해 놀라운 방법으로 들려왔다.7 “자금 조달을 포함하여 거의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틀을 잡아 이루어졌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폴슨 전 대총회장은 말했다. “하늘의 영감을 받은 잡지라고 생각합니다.”8 하늘의 영감을 받은 그 월간지가 바로 독자들이 지금 읽고 있는 『애드벤티스트 월드』이다.
“『애드벤티스트 월드』의 구상은 2004년 대총회 추계 경영 회의에서 가결됐고, 디자인 발표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58차 대총회 총회에서 7월 2일에 발표됐다. 첫 호는 2005년 9월에 발행했고 『애드벤티스트 월드』 출판위원회 의사록 2005년 10월 3일 내용에 따르면 초판은 110만 부로 구성됐다. 연간 비용 추정치는 250만 달러였다. 의사록에는 한국, 남태평양, 북미, 인터-아메리카, 트랜스-유럽 5가지 판도 언급되어 있다.”9 오늘날 『애드벤티스트 월드』는 “빛줄기”처럼 전 세계 160만 가구에 우편으로 발송되고 있으며 수천 명이 온라인 플랫폼, 웹사이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ARtv로 『애드벤티스트 월드』와 『애드벤티스트 리뷰』의 기사 및 기타 미디어를 접하고 있다.
처음 시작했던 목적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애드벤티스트 월드』와 『애드벤티스트 리뷰』는 여전히 “과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가운데 이루어진 예언의 성취를 보여 주고, 사랑하는 구주의 재림을 바라는 사람들을 세상과 명목상의 교회에서 불러내어 구별하며 참된 신자들을 격려하며 새 힘”을 주고 있다.
1 엘렌 G. 화잇, 『초기문집』, 24
2 엘렌 G. 화잇, 『엘렌 G. 화잇 자서전』, 136
3 앞의 책, 137~139
4 앞의 책, 140
5 https://www.adventistworld.org/may-2023/.
6 앞의 문서
7 자세한 내용은 『애드벤티스트 월드』 2023년 5월 호 참조
8 앞의 책
9 앞의 책
베스 토머스 『애드벤티스트 월드』 부편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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