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인 선교사의 ‘남다른 사명’, ‘남모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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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인 선교사(컴파스 6기).
그를 처음 본 것은 북아시아태평양지회가 주최한 제3회 국제 캠포리의 현장에서였다. 섭씨 33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대원들에게 컴파스 선교사 활동을 소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줄줄 흐르는 땀을 닦아 가며 홍보에 여념 없었다. 찜통더위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연신 화사하게 미소를 지으며 부스를 지키는 열정이 과연 선교사다웠다.
컴파스 선교사는 서중한합회가 주관하는 청년 선교사 운동. 현재 12기가 활동하니 어느덧 그도 ‘중고참’ 선배가 되었다. 2017년 지원해 인천계양교회에서 6개월 동안 사역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올림픽교회에서 학생반을 도우며 해외 사역 과정을 이수했다.
‘컴파스’에 이어 AM 선교사로
수료 후에는 AM 선교사(Always a Missionary)로 자원해 영남합회 의성교회에서 약 3년 동안 학생·청년반을 지도했다. 현재는 삼육가족교회에서 2년째 청년 사역을 이끌고 있다. 청년반 금요 예배(말씀 묵상)와 안식일학교 교과(『부조와 선지자』 묵상) 준비, 교회 순서지 제작, 피아노 반주 등 일인 다역을 소화하며 봉사한다.
컴파스 선교사에 이어 AM 선교사로 헌신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정식 선교사 직분 없이도 ‘선교사 정신만 갖고 사역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묵묵히 봉사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청년 사역을 담당하던 양의식 목사님이 AM 선교사를 제안하셨어요. 선교사도 그냥 청년도 아닌 애매한 자신의 위치를 보며 정식으로 선교사가 될 필요성을 느꼈고, 더 강한 책임감을 갖기 위해 AM 선교사에 지원했죠.”
곧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와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선교사 활동에 자못 부담이나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았을까? 혹시 주변의 반대는 없었을까?
“감사하게도 오히려 응원을 해 주셨다.”면서 그는 빙그레 웃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선교사 직분을 받고 내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기도하며 기존에 해 온 것처럼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 염려를 쉽게 이겨 낼 수 있었지요.”
반짝이는 눈망울을 볼 때마다
2018년 처음 시작한 AM 선교사는 1000명선교사를 비롯해 컴파스, 골든엔젤스, PCM, SOS 등 한 해를 복음 사업을 위해 구별한 선교사들을 지역 교회로 다시 파송해 청년 리더와 목회자의 파트너로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권세인 선교사 역시 이전과는 다른 사명을 갖게 됐다. 말 그대로 ‘평생 선교사’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대부분 선교사는 특정 기간 합숙하며 선교사 훈련과 활동에 투입되죠. 하지만 AM 선교사는 기간과 장소 구분 없이 자신이 가능한 기간에, 가능한 곳으로 직장 또는 학업을 병행하며 활동할 수 있어요. 다른 선교사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에요.”
이처럼 남다른 사명과 보람으로 봉사하지만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그는 아마 자신뿐 아니라 다른 선교사들도 마찬가지일 거라며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고 의지하려는 유혹을 이겨 내는 게 무척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런 나약하고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체험할 때다. 청년들에게 예배가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는 모습을 볼 때, 말씀을 듣고 나누며 반짝반짝 빛나는 눈망울을 마주할 때, 분주한 일상에 떠밀려 기도를 깜빡 잊고 있었는데 청년들이 먼저 기억하고 다가와 기도하자고 말해 줄 때 숨결처럼 섭리하시는 성령의 감동을 발견한다.
권세인 선교사는 때때로 스스로 경계하며, 다짐을 새롭게 할 때가 있다. 그 이야기가 마치 다른 선교사들에게 전하는 조언처럼 들려왔다.
“반복적으로 활동하다 보면 가끔 사역이 아닌 그냥 일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면 시험에 빠지기 참 쉬운 것 같습니다.”
기도에 소홀히 할 때나 온전히 하나님과 만나 도우심을 구하지 않은 자신을 볼 때면 화들짝 놀란다. 어느 정도는 혼자서 넉넉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만만할 때마다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그래서 작은 부분이라도 성심을 다하려 애쓴다. 사역이 단순히 일이 되지 않도록, 하나님 없는 예배가 되지 않도록 늘 기도하며 깨어 근신한다.
‘평생 선교사’가 되도록 응원해 주세요
AM 선교사에 지원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이들을 초빙하는 지역 교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권세인 선교사에게 혹시 교회와 성도들이 선교사를 맞이하는 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두 가지를 부탁했다. 우선 기도의 준비다.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하나님의 일꾼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청년들이 선교사를 꿈꾸고 또 훈련받은 선교사들이 ‘평생 선교사’가 되도록 기도와 관심을 가져 주세요. 그러면 저희에게 무척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어 장소나 후원 체계 등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힘을 실어 주길 바랐다. 그는 선교사는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성도들이 ‘보내는 선교사’ 역할을 함께해 준다면 ‘가는 선교사’처럼 최전방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래들을 향한 AM 선교사 추천도 잊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선교사로 부르셨습니다. 선교사가 최전방에서 하나님의 이끄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AM 선교사는 이 선교사를 평생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 최전방에서 하나님의 이끄심을 평생 느낄 수 있도록 AM 선교사로 꼭 지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봉사하는 삼육가족교회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교회가 한국삼육중·고 캠퍼스 안에 있어요. 졸업생이거나 꼭 이 학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환영합니다. 삼육대 재학생들도 언제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답니다. 대학생이 되어 교회가 부담스럽거나 예배 출석이 어색한 청년도 언제든 와서 쉬고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직접 와서 확인하란다. 조만간 삼육가족교회에 한번 방문해야 할 듯싶다. 그전에 유튜브에서 ‘삼육가족교회’를 검색하면 이들이 청년반에서 진행했던 특별 순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 김범태 한국연합회 뉴스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