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문화 가족,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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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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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유·초·중등 및 고등 교육 기관의 학교, 학생, 교원 현황 등을 조사한 ‘2022년 교육 기본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초·중·고 또는 각종 학교에 재학한 다문화 학생 수는 16만 8,645명이다. 이는 2012년 조사가 시작될 때의 4만 6,954명에 비해 12만 1,691명 증가한 것으로 10년간 연평균 13.6%씩 늘고 있다. 2012년 전체 학생 수의 약 0.7%에 불과했던 다문화 학생 수는 2022년 약 3.19%까지 증가했다. 전체 초·중·고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다문화 학생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감소 추세에 다문화 학생 늘었다
한국갤럽에서 2023년 5월 전국의 만 19~59세 1,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48%가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라고 응답해 단일 민족 국가다(45%)’라고 대답한 사람보다 더 많았다. 또한 외국인 이민자와 관련해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이민 확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상자의 9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더 빨리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인구 감소 폭이 커지면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를 막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수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빠르게 늘어나는 외국인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다문화 아동·청소년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이나 결혼 이민자 정착을 위한 지원, 우리 사회 전반에 상호 존중에 기반한 다문화 수용성 제고를 위한 교육 등이 담긴 제4차(2023~2027년)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 계획을 수립했다.
교회의 문은 열려 있는가?
교회도 이런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 믿음의 조상들 아브라함(창 23:4), 야곱(창 47:9). 모세(출 22:22)는 모두 자신을 나그네라고 칭했다. 우리 또한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히 11:13)일 뿐이다. 구약 성경에서는 여러차례 나그네를 압제하거나(출 23:9) 학대하지 말고(출 22:21) 해하려고 도모하지도 말라고(스 7:10) 한다. 악하게 대하지 말도록 권면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그네를 사랑하고(신 10:18), 그들을 위하여 추수할 때 곡식을 남겨 두(신 24:19)라고 명하셨다. 오늘날의 교회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지원이나 선교 정책 확대, 교회 내 다양성 존중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문화인들에게 더욱 활발한 선교가 이루어진다면 재림 신앙을 계승하고 확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다문화 사회는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개방적 태도를 지니도록 돕는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도, 다문화 가족 구성원들도 고유한 문화와 다름을 수용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의 개성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다 같은 나그네끼리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족 구성원으로 살며 자존감을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특히 결혼 이민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나라에서 오거나, 한국어가 서툴거나 또는 이민 온 한국 사회에서는 소수 민족에 속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그리고 대물림되기 쉬운 자존감은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2018년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이유 중 ‘외모가 다르기 때문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사춘기에 해당하는 12~14세 여학생들이 외모 차이로 인한 학교 부적응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차별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자존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더 오랜 기간 부정적 영향에 시달렸다.
그들과 소통하고 강점을 인정하라
교회에서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첫째로 우리가 가진 편견과 고정 관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편견과 고정 관념은 경험과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외모, 종교, 국가, 성별, 학력 등으로 일반화하여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제적 능력이나 출신 국가의 국력 등과 사람의 가치를 동일시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대표적으로 이슬람 신도들은 과격하고 테러와 연관되어 있다고 단정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주변 다문화인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해 보면 도움이 된다. 소통하면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면서 편견이 줄어들 수 있다. 두 번째로 다문화인들의 강점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와 다르기도 하지만 그들만의 강점과 고유한 문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가 서툰 대신 능숙한 모국어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이중 언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작 한국인인 우리는 한국말 외에는 구사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또한 각자 모국의 문화 및 요리에 대한 경험적 자산이 있어서 다양한 아이디어나 일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선을 바꾸면 다문화인들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더 가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족 구성원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노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부부간 의사소통이 원활할수록 다문화 가정 어머니의 자존감이 증가하고 자녀의 일상생활 적응력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었고, 어머니의 한국어 쓰기 능력이 증가할수록 자녀의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결과도 있었다.
여러 학자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조건 없는 사랑을 충분히 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하나님의 사랑만큼 충분한 사랑이 있을까? 무엇보다 교회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인들 서로가 하나님의 사랑의 통로가 되어 주는 것이다.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요 15:12).
- 손수진 맘앤파파 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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