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한 박사, 지넷 오벅 여사 추모비 공동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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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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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진 외국인묘지에서 ... 초기선교사 헌신의 삶 반추
한국선교 100주년 유적사업분과위원회는 지난 5일(금) 양화진 외국인묘원에서 50여명의 교단 관계자와 초기 선교사들이 자리한 가운데 고 류제한 박사 추모비 제막식 및 추모예배를 갖고 고인의 숭고한 선교열정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미망인 그레이스 류(95세, 한국명 류은혜) 여사는 “남편을 미국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내게 한국에 대해 말해주며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면서 한국에 대한 고인의 남다른 사랑과 정성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남편의 묘비를 찾은 그레이스 여사는 “그는 은퇴 후 미국에 살면서도 한시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다”며 “자신은 늘 한국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남편은 특히, 병원과 대학의 발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류제한 박사와 메 에임스 여사 사이의 친아들인 조지 류 주니어 씨는 “부모님은 한국에 인생을 바쳤다”면서 “아버지는 좋은 의사였다. 그런 아버지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부모에게 정성을 쏟아준 한국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유형환 원로목사는 “그는 대통령을 치료할 때나 고아를 치료할 때나 똑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 가장 신뢰받는 당대 최고의 의사였다”며 류제한 박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전정권 한국연합회장은 “그는 한 알의 밀알이 될 각오로 한국행 배에 몸을 실었던 진정한 ‘한국의 슈바이처’였다”면서 참석한 유가족들에게 한국교회를 대표해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한국의 국민들에게 끼친 그의 공로는 오랫동안 우리 가슴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묘소정비기금마련을 위한 모금운동 등 미국에서 추모비 제작을 위해 땀 흘렸던 베틀크릭한인교회의 김인애 집사는 “이 일은 하나님께서 원하셨고, 계획하시고, 추진하신 것”이라고 확신하며 “젊은이들이 이곳을 많이 방문해 선구자의 정신을 배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삼육외국어학원의 이광제 목사도 “초기 선교사들의 선교열정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본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우리가 그들의 각오와 헌신을 새롭게 상기하면서, 새로운 선교 제2세기 시대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리를 옮겨 진행된 추모비 제막식에서 최건필 서울위생병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젊은 나이에 정든 조국을 떠나 이 나라가 일제식민통치, 한국전쟁 등으로 고통과 좌절로 신음할 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 그의 빛과 향기는 이 땅의 어느 곳이나 지금도 환히 비추고 있다”고 고인의 희생과 봉사의 삶을 반추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1908년 한국에 입국한 이후 30여년간 선교사로 봉사하며, 한국연합회장을 역임했던 오벅(Oberg) 목사의 친딸 지넷 오벅 여사의 추모비도 함께 제막됐다.
지넷 여사는 1918년 3월 13일 평안남도 순안에서 출생하여 1995년 10월 눈을 감기까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선교열정과 사랑을 갖고 있었다.
유족인 캐롤라인 맥기 교수(왈라왈라대 간호학과)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들이 허무하게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들의 희생으로 몇 배의 열매가 맺어질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그 발자취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성도들도 “그들은 결코 눈과 혀로만 사랑하지 않고, 행함과 실천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었다”며 “한국의 성도들은 모든 면에서 참사랑을 보여준 그들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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